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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지션 사이징 — 한 번에 얼마를 걸 것인가

계좌 생존을 정하는 것은 한 번에 잃을 금액입니다. 수량은 손절폭에서 역산하고, 상관된 포지션은 하나의 베팅으로 셉니다.

계좌가 살아남느냐는 한 번에 잃을 금액으로 결정됩니다. 진입 신호가 얼마나 강한지는 여기에 관계없습니다. 수량은 손절폭에서 거꾸로 계산합니다.


앞 두 편에서 1R이 손절 위치에서 정해진다는 것까지 살펴봤습니다. 이제 그 1R을 실제 금액과 수량으로 바꿔 볼 차례입니다. 포지션 사이징은 한 번의 매매에 계좌의 얼마를 걸 것인가를 정하는 단계입니다. 계좌가 끝까지 살아남느냐는 이 단계에서 갈립니다. 진입 신호가 얼마나 정확한지는 여기에 상관없습니다.


흔한 방식은 얼마나 확신하느냐에 따라 수량을 정하는 것입니다. "이번엔 확실하니 크게", "신호가 약하니 조금만"입니다. 또 하나는 모든 매매에 같은 수량을 거는 방식입니다. 늘 BTC 0.1개씩 사는 식입니다. 두 방식 모두 한 번에 잃는 금액(1R)이 매번 들쭉날쭉해집니다.


확신한다고 승률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같은 수량으로 걸면 손절폭이 자산과 시점마다 달라서 결국 매번 거는 금액이 달라집니다. 손절이 2% 떨어진 매매와 9% 떨어진 매매에 같은 수량을 걸면, 후자에서 4.5배 큰 금액을 잃습니다. 한 번의 손실 크기가 통제되지 않으면, 기대값이 양수인 시스템도 연속 손실이 이어지면 계좌가 되돌릴 수 없는 지점까지 무너질 수 있습니다.


같은 수량이라도 손절폭이 다르면 한 번에 잃는 금액이 달라진다
같은 수량이라도 손절폭이 다르면 한 번에 잃는 금액이 달라진다

수량은 손절폭에서 역산한다


수량 계산은 한 줄로 끝납니다. 한 번에 걸 금액(1R)을 손절폭으로 나누면 수량이 됩니다. 계좌가 10,000달러이고 1R을 계좌의 1%인 100달러로 정했다고 해 보겠습니다. BTC를 60,000달러에 사고 손절을 58,500달러에 둔다면 손절폭은 1,500달러입니다.


수량은 100달러를 1,500달러로 나눈 약 0.0667 BTC, 금액으로는 약 4,000달러어치입니다. 손절에 닿으면 정확히 100달러, 즉 계좌의 1%를 잃습니다.


손절폭이 달라지면 수량이 자동으로 달라집니다. 같은 계좌에서 손절폭이 750달러로 좁은 매매라면 수량은 약 0.133 BTC로 늘고, 손절폭이 3,000달러로 넓은 매매라면 약 0.033 BTC로 줄어듭니다. 손절폭이 어떻든 손절에 닿았을 때 잃는 금액은 늘 100달러로 같습니다. 진입할 때 "한 번에 얼마를 잃어도 되는가"를 먼저 정하고 수량은 그다음에 구했기 때문입니다.


고정 비율로 1R을 정한다


1R은 계좌의 고정 금액(예: 늘 100달러)보다 고정 비율(예: 늘 1%)로 정하는 편이 낫습니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계좌가 손실로 줄어들면 1%도 같이 줄어들어, 연속 손실 구간에서 거는 금액이 자동으로 작아집니다. 반대로 계좌가 불어나면 거는 금액도 같이 커져 이익이 복리로 쌓입니다.


고정 금액으로 걸면 이 자동 조절이 사라집니다. 계좌가 절반으로 줄어든 뒤에도 처음과 같은 금액을 걸면 비율로는 두 배를 거는 셈이 되어, 회복이 더 어려워집니다. 대부분의 트레이더에게 1R은 계좌의 0.5%에서 2% 사이가 적당하고, 변동성이 큰 크립토에서는 그 하단을 권합니다. 1%로 정하면 연속 손실이 길어져도 계좌가 천천히 줄어들 뿐 한 번에 무너지지는 않습니다.


손실은 비대칭이다


손실과 회복은 대칭이 아닙니다. 계좌가 10% 줄면 11% 남짓을 벌어야 본전이고, 이 차이는 손실이 커질수록 급격히 커집니다.


  • 10% 손실은 약 11%의 수익으로 회복됩니다.
  • 20% 손실은 25%의 수익이 필요합니다.
  • 50% 손실은 100%의 수익, 곧 남은 돈으로 두 배를 벌어야 회복됩니다.
  • 75% 손실은 300%의 수익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포지션 사이징의 첫 목표는 큰 손실을 피하는 것입니다. 큰 이익은 그다음에 생각할 일입니다. 한 번에 1%씩 거는 사람은 열 번을 연속으로 틀려도 계좌의 약 10%만 잃지만, 한 번에 25%씩 거는 사람은 네 번 만에 회복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가 됩니다. 작게 거는 것이 답답해 보여도, 회복 불가능한 손실을 피하는 것이 장기 생존의 첫 조건입니다.


손실이 커질수록 본전 회복에 필요한 수익률은 가파르게 치솟는다
손실이 커질수록 본전 회복에 필요한 수익률은 가파르게 치솟는다

기대값이 양수여도 과베팅하면 파산한다


기대값이 양수인 시스템도 한 번에 지나치게 크게 걸면 파산합니다. 직관에 어긋나 보이지만, 파산 확률(Risk of Ruin)이라는 개념으로 설명됩니다. 한 번에 거는 비율이 커질수록, 누구에게나 으레 닥치는 연속 손실 구간에 계좌가 0 근처까지 떨어질 확률이 올라갑니다.


승률 50%, 손익비 2:1로 기대값이 분명히 양수인 시스템을 보겠습니다. 매번 계좌의 1%를 걸면 이 시스템은 오랜 시간에 걸쳐 꾸준히 성장합니다. 그러나 같은 시스템에 매번 계좌의 40%를 걸면, 서너 번만 연속으로 잃어도 계좌가 회복 불가능한 상태가 됩니다. 양수 기대값은 충분히 작게, 충분히 여러 번 걸 때만 실현됩니다. 한 번에 크게 걸면 그 한 번의 운이 결과를 가르고, 기대값은 거의 작용하지 못합니다.


같은 양수 기대값이라도 작게 걸면 성장, 크게 걸면 연속 손실로 파산한다
같은 양수 기대값이라도 작게 걸면 성장, 크게 걸면 연속 손실로 파산한다

켈리 기준과 그 절반


한 번에 얼마를 거는 것이 최적인가에 답하는 공식이 켈리 기준(Kelly Criterion)입니다. 켈리는 승률과 손익비로부터 장기 성장률을 최대화하는 베팅 비율을 계산합니다. 이론적으로는 이 비율로 걸 때 계좌가 가장 빠르게 불어납니다.


예를 들어 승률 50%, 손익비 2:1이면 켈리 공식이 제시하는 비율은 계좌의 25%입니다. 한 번에 계좌의 4분의 1을 거는 셈이라, 앞에서 본 과베팅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됩니다.


켈리 비율로 걸면 50% 안팎의 손실 구간을 으레 겪게 됩니다. 대부분은 그 등락을 견디지 못하고 중간에 시스템을 포기합니다. 게다가 켈리는 승률과 손익비를 정확히 안다고 가정하지만, 실전에서 그 값은 추정치일 뿐이고 대개 과대평가됩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켈리가 제시한 값을 그대로 쓰지 않습니다. 그 절반인 12.5%조차 대부분의 트레이더에게는 지나치게 크기 때문에, 켈리 값의 절반 이하를 쓰거나 앞서 말한 0.5~2% 고정 비율을 씁니다. 성장률은 조금 낮아지지만 변동이 크게 줄어들어, 시스템을 끝까지 끌고 갈 수 있습니다.


상관된 포지션은 사실상 하나의 베팅이다


포지션 하나의 크기를 1%로 맞춰도, 서로 상관된 포지션 다섯 개를 동시에 들고 있으면 실제로는 한 번에 5%를 건 셈입니다. 크립토에서 이 문제가 특히 큽니다. 알트코인은 대부분 BTC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급락 구간에서는 거의 모두 같은 방향으로 한꺼번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2024년 8월 5일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날 BTC는 전일 종가 대비 7% 빠지고 일중 저점은 16% 아래였습니다. 같은 날 ETH는 종가 기준 10%, 일중 저점 기준 약 22% 빠졌고, SOL의 일중 저점은 전일 종가보다 약 20% 낮았습니다.


알트코인 다섯 개에 각각 1%씩 걸어 분산했다고 생각한 계좌는, 그날 다섯 포지션이 같은 방향으로 동시에 무너지면서 한 번에 5%를 훌쩍 넘게 잃었습니다. 게다가 알트는 BTC보다 더 크게 움직이므로, 분산처럼 보이는 알트 바스켓은 사실 BTC에 레버리지를 얹어 한 번에 거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상관된 자산은 합쳐서 하나의 1R로 관리해야 합니다.


그래서 포지션마다 1R을 1%로 맞추는 것과 별개로, 동시에 열어 둔 모든 포지션의 손실 합계에도 상한을 둬야 합니다. 흔히 쓰는 기준은 그 손실 합계를 계좌의 5~6% 이내로 제한하는 것입니다. 1R이 1%라면 서로 상관이 낮은 포지션은 대여섯 개까지 동시에 들 수 있지만, 강하게 상관된 포지션은 합쳐서 하나로 봐야 합니다. 알트코인 다섯 개는 하나로 묶어 계산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상관된 다섯 포지션은 합쳐서 하나의 1R로 관리해야 한다
상관된 다섯 포지션은 합쳐서 하나의 1R로 관리해야 한다

1R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두 가지


첫째는 매매 전 수량 계산을 습관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진입가와 손절가를 먼저 정하고, 1R 금액을 손절폭으로 나눠 수량을 구한 뒤, 그 수량으로만 진입합니다. 이 순서가 무너지면, 즉 수량을 먼저 정하거나 확신만으로 키우면, 1R이 흔들리고 기대값 계산도 소용없어집니다.


  • 계좌와 1R: 계좌 10,000달러, 1R은 계좌의 1%인 100달러로 고정합니다.
  • 매매 조건: 진입가 60,000달러, 손절 54,600달러, 손절폭은 5,400달러(9%)입니다.
  • 수량: 100달러를 5,400달러로 나눈 약 0.0185 BTC, 금액으로 약 1,100달러어치입니다.
  • 결과: 손절폭이 좁은 매매는 더 많이, 넓은 매매는 더 적게 사게 되고, 손절에 닿았을 때 잃는 금액은 어떤 매매든 늘 100달러로 같습니다.

둘째는 계좌가 일정 폭으로 커지거나 줄어들 때 1R을 다시 계산하는 것입니다. 고정 비율이라면 계좌 잔고가 바뀔 때마다 1R 금액도 바뀌어야 합니다. 많은 사람이 계좌가 커진 뒤에도 처음의 1R 금액을 그대로 써서 비율이 점점 작아지거나, 계좌가 줄어든 뒤에도 큰 1R을 고집하다 회복을 더 어렵게 만듭니다.


세 편에 걸쳐 본 기대값과 손절, 포지션 사이징은 결국 한 문장으로 정리됩니다. 한 번에 얼마를 잃을지 먼저 정하고, 그 금액이 양수 기대값을 실현할 만큼 충분히 작은지 확인한 뒤에 진입합니다.